저도 임신은 처음입니다

10 진료가 제일 쉬웠어요

내향형 관종인 나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아주 가끔이지만 환자에게 설명을 잘해줘서 고맙다는 소리도 듣는다. 게다가 의학과 산부인과에 대해서라면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으니, 과학 강연 준비하는 것은 즐거우면서도 보람되리라고 생각했다. 아아- 한 치 앞의 고통도 모른 채 말이다. 강의 자료로 만든 프레젠테이션가안을 두고 신규 과학 커뮤니케이터가기존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자리였다.선배들의 날 선 비판이날아왔다.분량, 난이도, 용어, 부적절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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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과학 커뮤니케이션, 쉬움과 정확함 사이에서 (2)

왜 이런 큰 차이가 벌어지는지 간략히 부연하겠다. 실제로 이런 치명적인 오해를 경계했던 대학 교수님은, 환자가 NIPT의 정확성에 대해 질문할 때마다 짧고 간편한 숫자로 답변하는 대신, 늘 ‘촘촘한 체’로 비유하곤 했다. 나는 이 비유에 정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마구잡이로 섞여있는 보리와 쌀을 구별하기 위해 체를 쳐야 한다면, 이왕이면 체의 망 크기는 딱 적당한 것이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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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의사 하면 뭐가 좋아요?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된 이후 중, 고등학생 강의를 하면 꼭 듣는 질문이 있다. 의사가 되면 뭐가 좋냐는 것이다. 내가 학생 강연에서 다룬 이야기는 의학적 내용도, 의사로서의 이야기도 아닌 과학 역사에 가깝다. 게다가 내가 입시를 치른 아득한 시절 이후로도 강산이 바뀔 만큼 시간이 흘렀는데, 이런 질문이 그토록 흔한 것을 보면 아직도 학생들은 의사를 동경하는가 보다. 그런데 멋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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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과학 커뮤니케이션, 쉬움과 정확함 사이에서 (1)

과학 커뮤니케이션 경연, 페임랩 본선 전에 참가자들은 간단한 교육과 피드백을 받는다. 내가 참여한 해에는 영국의 전문 과학커뮤니케이터인 휴 제임스가 이 부분을 맡아서 진행해주었다. 내 원고를 검토해준 제임스는, 전체적으로 어려운 편이라고 평했다. 엑기스만 남기고 다듬느라 공들인 노력이 부정당하는 느낌에 발끈할 뻔했다. 이렇게나 애썼는데도 여전히 부족하다니! 여기서 어떻게 더 쉽게 쓰냐고 억울해하려다가,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나는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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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우아하지 않은 병원의 고상하지 않은 의사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당부할 것이 있다. 제법 민망한 사례도 등장하는데, 결코 환자에게 창피주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료실은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곳인 만큼 기상천외한 일도 일어난다.’병원에서 이런 얘기까지 하는 사람, 나밖에 없겠지?’라는 고민을 덜어주기 위함이 목적이라는 점을 미리 밝힌다. 나는 앞선 글에서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마음의 벽을 지적했고, 문제 말하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모든 난관을 뚫고 견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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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산부인과 눈맞춤

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가장 젊은 의사가 나였기에, 나는 10대 환자들을 전담하다시피 했다. 산부인과 진료가 처음인 ‘초진’ 소녀들은 진료실에서 대개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데, 그렇게 하기로 약속이라도 한 듯 앞머리를 죄다 앞으로 쓸어내리고 바닥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나를 외면했다. 의식적으로 환자와 눈을 맞추며 대화하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커튼 같은 앞머리에 가린 아이들 눈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변변찮은 사교성을 쥐어짜 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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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차마 말할 수 없는 그 이름은

이런 문구를 보면 여름철 극장가 대목에 맞추어 개봉한 가족용 어드벤처 영화가 자동적으로 연상된다. 온갖 비일상적인 사건과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이 벌이는 활극과 모험. 예측이 안 되는  상황과 통제가 불가능한 인물이 영화의 소재가 되는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은 보통 제법 잘 예측되고 통제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내가 아침에 타는 지하철은 늘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므로 분 단위로 맞춰 움직인다면 늘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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