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시대와 불화하다

뱀파이어 해요? 말아요?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아, 그렇지. 30개월 전에 뱀파이어가 된 이야기 중이었다. 물론 나도 그 전에는 뱀파이어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조금도 부럽지 않았다.  피, 무엇보다 그들은 그 끔찍한 것을 빨아먹고 사는 음침한 족속 아니겠어? 뚝뚝 떨어지는 검붉은 피라니…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난다. 피를 보고 기절한 적도 있는 걸! 그런 피를 매일 마셔야 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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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는 글

이상으로 생물학을 중심으로 인간의 속성과 그에서 기원하는 저출산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물론 내 주장이 실용적이지 않다든지,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탐구야말로 근치적 치료를 가능하게 해주는 배경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야,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젊은이들이 삶에서 체감하는 경쟁 밀도를 완화해 주고, 취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연대를 구축하고, 지나친 불안과 통제욕을 낮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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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옵티멀

하도 긴 글을 풀어내다 보니 정체성이 희미해진 것 같은데, 나는 산부인과 의사다. 잠시 양해를 구하고 종양 수술 이야기를 하겠다. 난소암 종양 축소술에는 옵티멀(최적) 개념이 있다. 수술 후에 남은 종양이 최대한 없어야 수술 목표인 옵티멀을 달성한 것이다. 그 목표를 (여러 이유로) 달성할 수 없을 때, 수술은 서브옵티멀(준최적)로 정의된다. 물론 이것은 의사가 치료 과정을 객관화하기 위한 지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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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와 얌체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모성의 존재 방식에는 중간이 없다. 비유하자면, 두 발로 걸어다니거나 값비싼 승용차를 모는 것 이외에 아무런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 삭막한 세계에서 버스, 자전거, 공유 킥보드, 지하철, 택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1억을 지불하면, 자동차를 몰 수 있다. 그나마도 유지비는 기가 막히게 많이 들고, 주차할 곳은 도무지 찾기 어려우며, 도로란 것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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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조장 미디어

첫 임신은 누구에게나 굉장히 생경한 경험이다. 알아봐야 할 것도 많고, 사야 할 것은 더욱 많다. 그전까지는 비슷한 일과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대체로 일상이 유지되었는데, 이제부터는 매일 매일이 다르다. 출산 준비물은 어떤 것이 필요할까? 임산부를 위한 정부 지원에는 뭐가 있을까? 아기 침대는 어떤 종류가 좋을까? 지금 아기의 발달은 정상인 것일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와중에,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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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화

빛 세계의 꽃은 고효율, 최적화로 나타난다. 특히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 사회는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야 효능감을 느낄 수 있다. 이른바 ‘갓생’으로 대표되는 생산 지향적 토양이다. 하지만 아기 낳는 것은 정확히 그 반대 지점에 있다. 재생산(임신-출산-육아)은 비생산의 극치이다. 출산 전후의 노동자는 기성 직업 세계에서 최적의 생산성을 발휘하기 힘들다. 임신과 함께 짤리지나 않으면 다행인 직장이 아직도 많다.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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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산 소수자 사회

저출산 대책은 출산 가정에 일방적으로 금전, 자원 등을 베풀어주는 것이 주류이다. 이를테면 나는 임신하며 의료비 지원을 받았고, 아기를 낳고 나서는 양육 수당을 받았다. 육아 휴직 사용이 차츰 확대되고 있으며, 신생아 대출이나 신혼부부 청약도 있다. 그런데 내 이야기의 결론에 다다르면, 유감스럽게도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통 뿌리와 잎새의 균형은 자연스럽게 갖춰지게 마련이다. 뿌리가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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