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통 : 피, 땀, 눈물
최초의 무통분만 19세기 초반에 영국에서 활동한 외과의사 로버트 리스턴은 188cm 장신에 기골이 장대한 남자였다. 이 야수 같은 의사는 절단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조수들을 동원해 수술대에 고정했고 그 자신도 환자의 몸부림을 왼팔로 단단히 제압한 채 억센 오른팔로 칼질을 했다. 물론 동시대의 다른 모든 수술과 마찬가지로 마취 따위는 없었다. 환자가 겁에 질려 화장실로 도망가면 이 거구의 사내는 […]
최초의 무통분만 19세기 초반에 영국에서 활동한 외과의사 로버트 리스턴은 188cm 장신에 기골이 장대한 남자였다. 이 야수 같은 의사는 절단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조수들을 동원해 수술대에 고정했고 그 자신도 환자의 몸부림을 왼팔로 단단히 제압한 채 억센 오른팔로 칼질을 했다. 물론 동시대의 다른 모든 수술과 마찬가지로 마취 따위는 없었다. 환자가 겁에 질려 화장실로 도망가면 이 거구의 사내는 […]
금기의 영역에 초대받은 손님 오늘날 병원 수술실의 모습은 의학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의사들은 매 수술마다 새 멸균 가운을 두르고 수술용 모자와 마스크로 몸을 꽁꽁 감싼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소독액으로 손 구석구석을 빡빡 닦고, 딱 맞는 멸균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는 장면은 TV 매체에서 많이 반복되었기에 의학 드라마의 애청자라면 아주 익숙할 것이다. 특히 최신
어느 살벌한 응급실의 풍경 응급실을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그 끔찍한 기다림에 진절머리를 칠 것이다. 도대체 의사는 언제 오는거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건지 가타부타 얘기도 안 해주고. 의료진들은 정신없이 바빠보여서 말 한마디 걸기도 쉽지가 않다. 흥, 옆 침대 환자는 오자마자 바로 봐줬으면서.. 응급실의 특성상 볼멘소리와 고성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해 가능하다. 누구나 ‘응급’하다고 생각해서 ‘응급실’에 온 것이니까. 도움이
한국일보에서 우리나라의 모성사망(임신과 관련한 사망)과 출산 인프라 붕괴를 다룬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이 주제에 관심 있으신 분들 일독을 권합니다. 산모의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성실하게 다뤄주었습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0202480002162 대학병원 옮기는 데 10시간··· 서른셋 산모, 둘째 낳고 하늘나라로 | 한국일보 “선화, 데리고 옵시다.” 2019년 7월 초 어느 이른 아침, 김화석은 이부자리를 정리하며 대뜸 둘째 딸 얘기를 꺼냈다. 남지숙(가명)은 무
본 글은 과학책방 갈다에서 발간한 과학서평잡지 SEASON 2022 여름호에 수록된 글입니다. 청년 세대의 삶이 위태롭다. 진학과 취업의 문은 좁아질 대로 좁아져 있고, 주거와 생활에 드는 비용이 치솟아 일상은 팍팍하다. 이런 세태가 숫자로 드러나는 것이 대한민국의 출산율이다. 2021년 기준으로 한 명의 여성이 평생에 걸쳐 겨우 0.81명을 낳는 수준이다.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출산율의 절반에도 크게 못